외환 시장에 투자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4월 10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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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외순자산 추이(출처:World Bank)

외환 시장에 투자

[팍스넷뉴스 이현중 편집국장] 와다나베부인이 국제 금융시장에 큰 손으로 등장했을 때 얘기다. 2007년 와다나베 부인의 외환거래는 도쿄 외환시장 거래량의 30% 정도를 넘어설 정도로 활발했다. 한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국내에 온 일본 KX마진 중개업체의 사장을 만났다. 통화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거시 변수나 이벤트들에 과연 개인들이 얼마나 이해를 가지고 투자 하는지 궁금했다.

이 업체가 제공하는 투자 정보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중요 외화의 환율을 몇 개의 간단한 그래프로 보여주는 게 전부였다. 복잡한 금융거래 기법을 잘 안다고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간단한 그래프만으로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큰 국제외환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매매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게 위험해 보였던 기억이 있다.

시간은 흘러 2021년. 해외로 나가는 일본 개인과 기업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의 대외 순자산은 411조1841억 엔으로 역대 최고치다. 경제 전체 흐름은 잃어버린 30년이지만 대외자산 총액에서 글로벌 1등을 30년째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와다나베 부인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해외투자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국내에 투자할 만한 기회가 그만큼 적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거품 붕괴 속에 부동산 가격 폭락, 초저금리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흐름이 일본을 대외 순자산 1위국가로 만들었다. 기업들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수익창출을 노리고 있다. 일본기업의 해외법인은 경제대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이렇게 해외 나간 기업의 영업이익은 국내보다 배가 많다. 일본 국내 경제 상황은 여전히 디플레다. 각국의 물가수준을 비교할 때 기준으로 쓰이는 빅맥가격은 390엔으로 한화로 4000원이 안 되는 수준인 반면 국내는 440엔으로 일본보다 13% 가까이 비싸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외 금융자산도 사상 최대다. 서학개미 투자열풍이 올해는 다소 누그러들었지만 국내 김여사가 와나다베부인이 간 길을 따라가고 있다. 우리보다 미국 금리가 높고, 애플, 구글 등 글로벌 톱티어 IT 기업이 즐비한 미국 주식시장 등 해외시장은 국내보다 투자매력이 크다. 삼성, SK 등 대기업은 미국에서 돈 보따리를 풀며 투자 약속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보다 해외 고용이 더 많아질게 뻔하다. 지난해 국내 토지자산은 GDP 대비 5.2배로 일본 버블이 무너지기 전 5.4배에 거의 근접해 있다. 일본을 닮아가는 모양새다.

더 나은 이윤의 기회를 찾는 것이 자본의 생리이기에 국내의 투자기회가 적을수록 해외로 돈과 기업이 빠져나가는 흐름은 강도를 더 해 갈 듯하다. 부채로 조달한 자금으로 투자한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붕괴로 나타나는 형태인 밸런시트 불황까지 겹친다면 국내는 저성장이 아닌 디플레의 위험은 더 커진다.

변곡점은 어느 날 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나지 않는다. 변곡점을 거치는 대전환의 서곡을 알리는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초저금리와 양적완화에 기대어 부양의 깃발을 날렸던 시대가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다. 실패한 일본의 역사가 우리에게 닥칠 미래라면 너무 우울한 전망일까?

일본 대외순자산 추이(출처:World Bank)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1300원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이는 시장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에 안도심리를 준 탓이다.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들의 유입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245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지수는 31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으로 800포인트를 회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달러화 약세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외환 시장에 투자 한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확실히 추세적인 하향 안정화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환율 하락에 외국인 ‘Buy KOREA'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향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들의 유입도 늘고 있다. 그간 수급 측면에서 강(强)달러(원화 약세) 시장 환경은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추겨온 만큼 최근의 안정세는 주가 상승 배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원 오른 1299.10원으로 2거래일 연속 1300원을 밑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01.80원으로 종가 기준 1300원을 넘은 뒤 7월 8일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한때 1326.7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8일 17.2원 내린 1296.1원을 기록하며 6월 28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의 유입도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환율이 17원 이상 하락했던 지난 28일의 경우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1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9일에도 341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환율이 국내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향 안정화가 이뤄진다면 코스피 2500선 회복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환율 변화에 주목할 것”이라며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주가 등락으로 단기 가격메리트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 밑으로 하락하고, 하향안정세를 보인다면 코스피 지수의 2500선 회복시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8월 1일 발표 예정인 한국 수출입 지표와 무역수지 적자 결과 체크도 필요하다”면서 “수출입 모멘텀이 둔화되더라도 유가 하락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축소될 경우 원화 강세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약달러 압력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역성장은 오히려 금리인상 속도 조절의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이 언급한 ‘제한적 금리인상’ 발언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약달러 압력은 한층 높아졌으며 해당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은 자연스레 미국과 미국을 제외한 국가 간 통화정책 간극을 축소하게 되고, 이는 여타 통화들의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 강세 언제까지?

반대로 추세적으로 환율이 약세를 이어가야 시장도 안정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국내 증시는 강달러에 따른 외국인들의 이탈로 홍역을 치러왔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면서 달러화도 함께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고수해왔으나 올 들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선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2월까지 0~0.25% 수준이던 미국 기준금리는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하며 0.25~0.50%로 상승했고, 5월 0.5%포인트, 6월과 7월 각각 0.75%포인트를 인상하면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2.5%까지 오른 상태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의 이탈로 이어진다.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보다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실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던 지난 6월 한 달 간 외국인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5조5814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우리나라 기준금리 상단(2.25%)보다 높다. 한·미 간 금리 역전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외국인들의 이탈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 우려하는 외환 시장에 투자 부분은 미국의 경기둔화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행 중인 데다 경기까지 둔화될 경우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이어진다. 실제 미국은 강달러 정책을 통해 수입물가 인하에 나서왔으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 중인 상태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책 당국은 달러화 강세를 통해 수입물가 압력을 완화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달러화 강세로 인해 수출 둔화, 실적 악화 등의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달러강세의 추가 원인으로는 유로존의 경기둔화를 꼽을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의 경기둔화는 유로화의 약세로 이어지고, 이는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김환 연구원은 “강달러 압력이 완화되려면 유로화의 강세 전환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유로존 경기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달러화의 강세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달러화는 당분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국 시장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경우 부정적 영향은 필연적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진다. 주식 가격은 기업의 실적을 선반영하기 때문이다. 즉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는 주가지수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다.

김환 연구원은 “주가의 바닥 통과 기대감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향후 연준의 정책 스탠스 전환, 기업 실적 전망치의 충분한 조정 또는 달러화의 약세 전환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장중 1320원을 돌파하면서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고 기준금리는 2%대로 올라선 가운데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경기 침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금융불안을 키우면서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초대형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① '슈퍼달러 펀치' 원/달러 환율 1400원 간다

② "IMF 외환위기 악몽 재현?"… 한·미 통화스와프 부활하나

③ 환율 역사적 고점 때 '서울 아파트값' 얼마나 하락했나

최근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0원 내린 129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1326.1원까지 올랐다. 2009년 4월 외환 시장에 투자 29일(1340.7원)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같은 날 108.02까지 올랐다. 2002년 상반기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 자문회사로 유명한 JST어드바이저스의 존 투렉이 "달러 둠 루프(Doom Loop·파멸의 고리)가 시작됐다"는 경고를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속에 고강도의 긴축카드를 꺼내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두 자릿수인 11.3%를 기록했고 연준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연준의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은 1994년 외환 시장에 투자 이후 최대 폭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다른 국가들은 수입물가 안정을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올리기 위한 금리인상에 나선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지난달 1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아시아 국가 중에선 일본과 중국의 통화 완화정책이 강달러에 일조한다. 장기간 초저금리 정책을 펼친 일본은 지난 1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139.39엔까지 올라가는 등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39엔대를 기록한 것은 1998년 9월 이후 24년 만이다.

중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4%에 그치는 최악의 기록을 썼고 위안화/달러 환율은 지난 4월말 6.5628위안으로 떨어졌다.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도 강달러의 충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전체 물가 수준을 끌어올릴 우려가 크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주요 수출국의 경기가 둔화하는 조짐이 뚜렷하고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출 경기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6% 급등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6% 올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환율의 물가 전가율은 0.06으로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 뛴다.

고환율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수출은 쪼그라들었고 무역 적자폭은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5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당국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환율 방어에는 역부족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또한 원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섰다. 3월 39억6000만달러, 4월 85억1000만달러, 5월 15억9000만달러 등 4개월간 총 234억9000만달러를 매도했지만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을 뚫었고 단기 고점은 1350원까지 열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달러의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며 원/달러 환율 고점을 13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한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값 1300원은 새로운 표준이 됐다"며 "연준의 긴축 후퇴가 있거나 러시아 전쟁이 종료되는 등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135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강세를 이끌만한 요인이 없고 달러 강세의 경계감이 유효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오는 9월 FOMC 전후로 물가가 정점을 찍고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해지면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전망은 연말까지 1350원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과거 저점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경우 1370원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 2008년 금융위기 환율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당시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고 버블 붕괴가 시작됐다.

현재 미국의 부동산 시황을 반영하는 7월 주택시장 지수는 55로 2020년 5월 이래 2년2개월 만에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50을 넘으면 개선, 50을 밑돌 경우 악화를 의미한다. 아직은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지수가 개선에 가깝지만 시장의 예상치 65를 10포인트 밑돌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 위기나 국내외 글로벌 부동산 경기 충격과 같은 추가적인 경제 위기를 가정하면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문제는 원화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 당국이 개입에 나서면서 최근 8개월 새 '외화비상금'인 외화보유액은 300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강달러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권 일각에선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 외환 시장에 투자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강달러는 외환보유액 감소를 야기하는 동시에 수입물가 상승도 자극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3개월(2분기)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겪고 있다.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는 강달러 심화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수입물가 상승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한·미 통화스와프 재체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6월 말 기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대비 94억3000만달러 줄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 7개월만에 외환 시장에 투자 최대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스텝(한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만에 234억9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이 단기간 내 대폭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미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정책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가치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 금액이 줄었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8일 기준 107.37로 지난해 말 대비 11.9% 급등했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올 1분기 외환시장에서 83억1100만달러를 팔았다. 이는 외환 순거래액(매입액-매도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9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을 뚫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외환 매도액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보유액은 대외 지급준비자산으로 환율 불안정과 국제수지 불균형을 완화하는데 이용돼 국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규모가 어느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느냐는 국가신인도와 직결된다. 문제는 한국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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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 BIS(국제결제은행)의 한국 적정 외환보유고는 9300억달러다. 6월 외환보유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도 한국은 27%(4382억달러/1조6300억달러)에 그쳐 스위스(139%), 홍콩(134%), 싱가포르(102%), 대만(91%), 사우디아라비아(59%), 러시아(40%)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외환보유고 중 현금 비중이 4% 외환 시장에 투자 수준이라는 점도 경제위기 시 대응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화보유고 구성을 보면 ▲국채 36% ▲정부기관채 21% ▲회사채 14% ▲MBS 13% ▲주식 7.7% ▲현금 4%다.

지난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한·미는 외환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적절히 협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서둘러 재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진입했던 2008년 금융위기 시절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으로 뛰어가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부회장,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고문을 동원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극적으로 맺어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운 전례가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은은 외환보유고 중 유가증권의 21%를 위험성이 높은 프레디맥이라는 미국 모기지 회사 채권에 0.2%포인트 이자를 더 준다는 이유로 투자했는데 이는 손실위험이 매우 높아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부의 감독이 필요하다"며 "투자 3대 원리는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으로 외환보유고 현금 비중을 4%에서 30%로 올려 당장 급한 불을 끌 실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외환 곳간은 갈수록 줄고 있어 급기야 외환위기 우려가 외환 시장에 투자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창용 총재는 이를 불식하고 있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당장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지만 장기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재협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외환보유액 감소는 강달러로 인한 요인이 큰 만큼 현재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과 통화스와프 상시화 체결 등을 통해 실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이때 집값도 급격히 하락했다. 통계청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 중위가격'을 보면 2009년 1분기 전국 아파트 3.3㎡당 실거래가는 ▲1월 710만4900원 ▲2월 661만3200원 ▲3월 637만5600원 등으로 두 달만에 10% 이상 빠졌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3.3㎡당 실거래가도 ▲1월 1972만7400원 ▲2월 1816만9800원 ▲3월 1802만4600원 등으로 8.6% 넘게 내렸다.

서울시내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값이 5억215만원에서 두 달 새 4억5880만원으로 4000만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당시에 실제 거래 사례를 봐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84㎡ 실거래가는 2008년 2월 11억5000만~12억4500만원에서 1년 후인 2009년 2월 9억7000만~10억9000만원으로 1억~2억원 안팎 떨어졌다.

환율이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1997년 12월에는 부동산 실거래가 제도가 도입되기 전으로 통계가 존재하지 않지만 한국부동산원의 주택매매가격지수를 보면 같은 해 6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국 49.2에서 48.9로, 서울 39.9에서 39.7로 각각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부동산원이 표본 주택을 대상으로 매매가격, 매도·매수 문의 수, 가격변동요인 등의 면접조사를 실시해 산정한다.

통상 환율 상승은 원자재가격과 수입물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연쇄적으로 부동산경기를 침체시키게 된다. 고환율이 고물가의 원인이 되고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 경기를 위축시키는 것이다.

주식·채권시장에선 통화 가치가 높은 미국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자본이 유출되고 부동산의 경우 대출이자 비용이 늘어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고환율이 부동산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지만 최근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증가해 고환율 현상이 지속될 경우 부동산 거래시장조차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 가운데 부동산경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은 고금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2년 반 동안 각국의 저금리 정책 시행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 내서 투자)가 한도를 넘어섰다.

역대급 '강달러'가 몰려온다… '3고 위기' 한국경제 후폭풍

한국의 부동산 자산 편중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71.8%(통계청)다. 미국(28.1%) 대비 2.5배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 외환 시장에 투자 대출로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처분하는 단기 보유자의 매도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보유에 따른 세금과 이자 비용 증가로 이 같은 매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수년간 급증한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도 고환율에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금까지 한국 부동산 거래시장은 주식·채권 대비 글로벌 투자시장과의 동조화가 약한 편으로 분류됐다. 실거주가 목적인 1주택자 비율은 전체 주택 소유자의 72.8%에 달해 부동산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일본·중국·미국 국적 외국인이 제주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 서울 강남·용산 등에 투자하며 국내 부동산에도 많은 외국 자본이 유입됐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2021년 기준 중국인은 주택 5800채, 이중 아파트 3400채를 보유했다. 미국인은 주택 1000채, 아파트 700채를 갖고 있다. 외국인이 거래한 주택 건수는 전체 거래의 1% 미만이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 6000건대에서 2020년 8000건대로 늘어났다.

한국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투자시장의 영향을 더욱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주식·채권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역시 해외투자 시 환차익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상가나 오피스와 같은 상업용부동산 거래시장도 위축돼 임차수요 감소와 공실 증가,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환율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기보다 금리를 통해 우회적으로 이뤄지지만 환율 자체가 경제 펀더멘털을 나타내는 지표임을 고려할 때 고환율은 실물가치 하락을 의미하고 경제 자체가 불안하다는 신호기 때문에 일종의 투자 상품인 부동산도 리스크가 커지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중국 교포 등 개인투자일 경우 주거형이 대부분이고 싱가포르투자청 등 해외 법인이나 국부펀드의 상업용부동산 투자는 고환율일 때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3% 간다… 1%p 이상 벌어지면 6개월 못 버텨

美 2.50% 韓 2.25% 연준 ·금통위 각각 세번씩 남아 "금리차보다 불확실성 더 우려"

여기는 칸라이언즈

시장경제 포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2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한국은행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시장이 우려하는 외화 유출이나 경기 침체가 당장은 벌어지지 않는다 해도 금리역전은 이래저래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은 역시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8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음 금통위 때 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75bp(0.75%p)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는 각각 2.25%, 2.5%로 역전됐다.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올해 8월과 10월 그리고 11월까지 3차례 남았다. 연준의 FOMC도 9월과 11월, 12월까지 3차례 앞뒀다. 연준보다 앞서 금통위 금리 결정이 이뤄짐에 따라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관건은 연준이 어디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느냐다. FOMC 6월 회의 점도표는 연말 기준금리 범위를 외환 시장에 투자 3.0~3.5%로 예상한다. 남은 3차례 회의에서 적어도 한번 이상은 빅스텝(50bp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회의에서 50bp 또는 75bp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했다ⓒ뉴데일리DB

연준의 긴축공세가 빨라질수록 한미 금리차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8월 금통위에서 25bp 인상을 단행해도 9월 연준이 75bp를 올리면 금리차는 0.75%로 커진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로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1996년6월~2001년3월, 2005년8월~2007년9월, 2018년3월~2020년2월까지 세 차례 벌어졌다. 가장 최근인 2018년 당시 한미 금리차는 50~75bp를 유지하며 2년여간 이어졌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국내에 투입된 외화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 외국인 투자자 외환 시장에 투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은 한국에 투자한 자본을 빼 미국 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금리가 역전됐다고 일순간 자금이 빠져나가진 않았다. 신흥국 시장의 투자매력이 금리차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아직 0.5%에 그치고 있고, 일본은행은 -0.10%로 제로금리를 유지 중이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경기침체를 고려해 연준이 3.5% 선에서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낙관론과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비관론이 혼재한다. 미국 GDP는 1분기 -1.4%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2분기 성적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오늘 75bp 인상은 시장예상과 부합했다"외환 시장에 투자 며 "파월 의장이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으나 9월 FOMC에서 75bp 보다는 50bp 인상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9월 50bp 인상과 11월과 12월 25bp 인상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시티은행은 "시장의 해석보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매파적이었다"며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9월 시장 예상보다 큰 75bp 인상을 예상하며 연말까지 4%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금리 역전현상보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나 폭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FOMC 회의결과 발표 이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도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가능하나 향후 정책여건에 훨씬 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큼에 따라 자본유출입, 환율 등의 동향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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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국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마저 이례적으로 감소해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외환보유액 감소가 환율 급등, 수출 부진 등과 맞물려 한국 경제를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제·금융 구조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으므로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빠르게 감소하는 외환 보유액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을 바로잡거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 중인 대외 지급 준비 자산이다. 외환보유액이 풍족하면 국가 신인도가 올라가 기업 및 금융기관의 해외 자본 조달 비용을 낮추고,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금융기관 등이 해외 차입에 어려움을 겪어 대외 결제를 할 수 없는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환율이 급등할 때 시장에 풀어 환율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가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으며 버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작년 말 기준 6306억달러에 달하는 든든한 외환보유고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러시아는 중국, 일본, 스위스, 인도에 이어 외화를 세계에서 다섯째로 많이 보유한 나라다.

이처럼 국가 경제를 지탱해주는 핵심 요소인 외환보유액이 최근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최근 4개월(올해 3~6월) 연속 감소(전월 대비)했는데, 이는 2015년 11월~2016년 2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작년 11월 이후로 따지면 올해 2월을 제외하고 8개월 중 7개월간 감소했다. 1997년 외환위기(연중 7개월 감소)와 2008년 금융위기(7개월 연속 감소) 외에는 없었던 일이다.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자 외환당국이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황급히 달러를 푼 영향이 컸다. 한은은 올 1분기에만 83억11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유로화 등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작년 10월 역대 최고치(4692억774만달러)를 찍은 이후 8개월 만에 6.6% 줄어 4382억7835만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하는 적정 범위(4680억~7021억달러)를 밑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0년에 이어 2021년까지 2년 연속 적정 범위 미달이다. 외환위기 트라우마 탓에 국내에서는 이런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으로 자본 유출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는데, 현재 보유 외환으로는 위기 시 방어가 어렵다는 것이다.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화를 대거 매도하면서 최근 외환보유액이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짜리 달러화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화를 대거 매도하면서 최근 외환보유액이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짜리 달러화 지폐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 낮아

하지만 IMF 범위에 조금(작년 기준 -0.01%) 못 미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환보유액 세계 1위인 중국조차 IMF 범위에 30% 이상 미달하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이 하나같이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오히려 사정이 나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평균치 대비 5.6% 감소에 그쳤지만, 영국, 일본, 스위스, 프랑스는 같은 기간 각각 16.9%, 9.1%, 7.2%, 6.3%나 줄었다. 뉴질랜드(-55.3%), 호주(-30.5%), 싱가포르(-20.3%)는 감소 폭이 훨씬 더 크다.

과거와 비교해 대외부채 구조가 장기화된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 부채 중 장·단기 비중은 지난달 기준 각각 73.3%, 26.7%다. 1997년과 2008년엔 단기 부채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부채 규모가 작아도 단기 위주로 구성돼 있다면 대외 금융 환경이 불안할 경우 상환 및 신규 차입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한국은 장기 비중이 꽤 높아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의 완충재 역할을 하는 ‘순(純)대외금융자산’이 서학 개미 열풍 속에 수년째 빠르게 늘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경제 주체들이 가진 각종 해외 금융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을 말한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면 주식 및 채권, 부동산 등에서 우리나라가 투자받은 돈보다 해외에 투자한 돈이 많다는 뜻이다. 2015년 1분기 784억달러 수준이던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 6960억달러로 7년 만에 9배 가까이 불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는 순대외금융자산이 각각(연평균) -729억달러, -1177억달러였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위기 때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원·달러 환율이 올랐을 때, 즉 원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해외 주식과 부동산, 채권에 묻어뒀던 달러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자연스럽게 환율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반대로 순대외금융자산이 마이너스면 국내로 들어올 돈보다 해외로 유출될 자금이 많아 원화 약세를 가속화한다.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 속에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현상이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주요 경로는 통안채나 외평채를 발행하는 것인데, 필요 이상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 등 상당한 비용만 낭비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환율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외환보유액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은 써야겠지만 현재로선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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